나의 이야기

오늘은 든든이의 생일입니다.~♥

청포도58 2016. 2. 18. 16:55

 

 

 

32년 전 오늘. 새벽에 하얀눈이 내렸어요.

6시간 반정도 극심한 진통끝에 태어난 든든이,엄마라는 이름을 붙이게 해 준 나의 아들입니다.

상도동 큰언니네 집 근처에 살았을 때였는데 늦은 밤 시간에 진통이 시작되었어요.아마 밤 11시정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.

 

준비해둔 가방을 가지고  야심한 밤에 호야리씨와 둘이 씩씩하게 집을 나섰어요.

나는 겁이 없었나 봅니다..큰언니에게도 말하지 않고 엄마에게도 말하지 않은 걸 보면.~

`

기본 상식으로 꽤 오랫동안 진통이 있을테니 다음날 아침이 되어야 출산을 하지 않을까?나름의 계산이 있었고,

너무 늦은 시간이니 다 고생할 거 뭐 있어.~그냥 갑시닷.~둘이서 보무당당하게 병원으로 갔습니다.

 

결국.~

 새벽 5시 30분경에 든든이가 나왔어요.

아이가 배 속에서 나오니 어찌나 춥던지 벌벌벌 떨었고 입맛은 천리만리 달아나서 아무것도 먹기가 싫었답니다.

옆의 산모들은 열심히도 먹던데 어째 입맛이 그렇게도 없었는지 모르겠어요.

 

아침에 소식을 전하자 엄마와 큰언니가 단걸음에 달려 오셨어요.

엄마가.~~세상에나.세상에나, 겁도 안났니??어째 소식도 전하지 않고.낳았단 말이냐며 섭섭&대견하셨나봅니다.

 

아침이 되어 커텐을 여니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.

축하의 메세지로구나.~생각했지요..

그런 모든 기억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시간이 많이도 흘렀습니다.

벌써 장정이 되어 제 할일을 하고 있는 걸 보면요.

대견하고 기특합니다..

 

좀전에 식사 준비를 다 끝냈어요..

우리 가족의 생일이면 단골로 올라오는 갈비찜은 한 솥 만들어 놓았고,미역국도 끓여 놓았고,호박전과 버섯전도 부쳐 놓았고.얼큰한 낙지볶음도 조물거려 놓았고.기본 반찬도 확인했어요.

이따가 오면 즉석에서 샐러드 한접시와 생선 마리만 구우면 됩니다.

아침에 저녁은 집에서 먹으라고 했는데..과연.~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..

늘 바쁘니까요.

 

아침에 축하 카톡을 보내니~답장은 아주 시크합니다.

생일이라는 게.~엄마가 수고하신 날이지요 뭐.~ 어머니 수고하셧어요. 많이 드세요.~~

 

다 들 일찍 들어오기를 바라면서.~

이만 바잇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