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학 이야기

영원에 이르는 법/복효근

청포도58 2014. 10. 22. 12:29

 

영원에 이르는 법/복효근

 

 

엘리베이터에서나 목욕탕에서

좌우 혹은 전후로 붙어있는 거울 사이에 있을 때

거울에 비친 모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 다시 그 모

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

그래서 끝간 데를 알 수 없이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듯

가령 그대와 내가 마주보고 있을  때

내가 눈부처로 그대 눈 속에 비치고 그대의 모습은 내 눈

속에 눈부처로 비치고

그 눈부처의 눈 속에  다시 그대가 비치고 내가 비치고 비

친 그 눈부처의 눈 속에 서로가 서로를 끝간 데 없이 비출

것을 생각하면

아예 없을지도 모를 그 소실점의 거리를 생각하면

영원에 이르는 것은 순식간이네

그 순식간을 영원으로 이어놓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네

그대와 내가 마주 보고 있을 때